지난 토요일, 여기저기 쑤시는 몸을 이끌고 한의원을 찾았다.
선생님은 단순히 근육이 상한게 아니라, 제 안의 에너지가 완전히 타버린 '부신피로증후군'이라고 하셨다. 선생님은 저를 '연료가 하나도 없는 슈퍼카'에 비유하셨다. 달릴 힘이 없는데 어떻게든 움직이려고 억지로 쥐어짜다 보니, 결국 엔진이 상해버린 거라고.
나이에 비해 너무 상해버린 몸이라며, 약도 좋지만 일단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하셨다. 방탄커피와 질좋은 소고기,무항생제 돼지고기를 먹어야 하고, 밀가루 안되고. 사실 커피도 안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침을 놔주시는데 약침이라 너무 아파서인지? 아니면 갑자기 자기연민에 빠진건지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냥 흐르는게 아니라 서럽게... (쪽팔려 죽는줄)
선생님은 울지말아라, 다 열심히 살아서 그런거고 이제부터라도 관리하면 된다고 하셨다. 나는 알았다. 막연하게 나는 내 몸을 아끼고 있지 않았다는 걸. 살아내야하는 나에겐 몸을 돌볼 여유조차 없다는 핑계로.
어릴 땐 몰랐다. 건강할 줄 알았고, 금방 회복될거라고 믿었다. 오만했다. 내가 곧 40대가 된다는 걸 이제 진짜로 체감해버렸다.
나는 늘 내 몸이 나약한게 싫었다. 어릴 때부터 학교가는 일상조차 힘겨웠고, 어디 멀리 여행가는 것 조차 버거웠다. 후폭풍이 심한 걸 알기에.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하고 많이 먹고 살을 찌우고 나름 최선을 다했다.
30대에 들어서서 모든 걸 놓아버렸다. 생계를 위해 그럴 여력이 없었다. 그냥 쉬는날은 누워만 있기 바빳고, 강아지 산책이 전부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더 나아진 건 없고, 더 나빠진 몸뚱이 뿐이다.
하나 달라진게 있다면, 하고싶은 걸 실행하고(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 하고 싶은게 생기니 체력의 한계를 점점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머리는 돌아가는데 몸이 안따라주니 답답했다.
자기연민에 빠져 내 신세를 한탄만 하기엔 아직 너무 젋잖아. 반대로 내 몸상태를 바꾸면, 내가 늘 느끼던 나의 단점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일을 시작하기 두려워 시도조차 버거운 것, 끝맺음을 못하는 것, 계획된 일을 다 마치지 못한 것, 자꾸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는 것, 이것이 모두 건강신호였다면. 이제 문제가 해결된다.
기버터를 사고, 거품기를 샀다. 식단부터 바꿔보자. 한 번 해보자.
부신피로증후군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다.
[English Summary]
I visited a traditional clinic last Saturday and was diagnosed with adrenal fatigue syndrome. The doctor compared me to a "supercar with no fuel" trying to run on an empty tank. It was a day of deep self-reflection and emotional release, but now I’m starting a journey of recovery with a new diet to rebuild my strength and passion.
